대학때문에 집에서 나와서 산지 어언 4년째인 자취생입니다..
별달리 겁없이 밤길도 돌아다니고 공포영화를 봐도 끄떡이 없지요..
그런데.. 제가 정말 이 세상에서 젤 무서워하는 게 바쿠시끼입니다..
음식점이건 어디건 그 바쿠시끼만 나오면 절대로 다시 안 갑니다..
당연히 우리 집에 바퀴가 나오면 기겁하고 울고 불고 하는 건 말할 것도 없구요..
4년동안 저의 자취집에 바퀴가 나온 게 오늘까지 딱 3번 있었습니다..
제일 처음 나온 건 2년 전이었는데 그때도 기겁해서 울고 불고
모 회사에서 나온 에X킬라를 한통 다 뿌리고 슬리퍼로 밟고 휴지에 둘둘 말아 통째로 화형시키고 봉지에 싸서 버렸습니다.
시커멓고 커다란게 심지어 날아다니기까지 했습니다.
완전 기절 직전까지 갔었어요... 눈물 콧물 다 빼고 있는데 아랫층 할아버지가 오셔서 하는 말이 날아 들어온 거라더군요...
그래도 안심할 수 없어서 온 집안 구석구석에 약뿌리고 행여나 또 나올까 노심초사하고 지냈습니다..
그 뒤로는 한 번도 안 나왔는데...
그제...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문득 고개를 돌렸는데..
허걱!!! *#$%@!##^&@#$$^~~~~~~~~!!!!!!!!!!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또 울고불고 소리지르고...
자취집 벽지가 하얀색인데 거기에 붙은 그 시커먼 넘은...
암튼.. 그 넘 없애고 나서 행여나 또 나올까봐 불도 켜놓고 잤습니다.

그런데.. 오늘... 집에 늦게 들어와 불을 켜는 순간...
또 다른 벽면에 저번이랑 비슷한 크기의 커다랗고 시커먼 바쿠시끼가 붙어있지 않겠습니까??!!
후덜덜....
때려 죽이려고 후라이팬에 비닐 봉지 씌우는 사이에 임마가 커튼 사이에 숨었더라구요.. 약 뿌렸더니 붕붕~ 날지 않겠습니까???!!
암튼 계속 구석으로 숨길래 약 계속 뿌려서 거실 한 복판으로 유인한 뒤 후라이팬으로 사정없이 두들겨서 죽였습니다..
바쿠시끼 알은 잘 터지지도 않는다기에 완전 납짝하게 만들었어요..
그러고 나서 집안 틈새랑 창문에 약을 다 뿌렸거든요...(덕분에 제가 죽을것 같아요..)

제발 도와주세요...
저는 지금 환각이 보일 지경입니다... 곁눈으로 보이는 그림자도 바쿠시키처럼 보입니다. 당장 뛰쳐나가고 싶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나가지도 못하고... 낼 집에 들어오기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온 몸이 근질근질한 게 바람만 불어도 행여 바쿠시키가 온몸을 기어다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암튼.. 너무 길게 주절거렸는데...
제가 젤 궁금한 건...
이것이 자취집에서 나온 걸까요.. 아니면 2년 전 아랫층 할아버지 말씀처럼 날아들어온 걸까요???
그저께 그것까지 두마리였으니.. 행여 알을 까지는 않았을까요??
세스코 불러야 하나요??

제발... 도와주세요...
이 집에 사람은 생물이라고는 저 밖에 없는데..
바쿠시키가 나오면 저는 이 집을 포기해야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저는 어떻게 해야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