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주 간만에 훈남이신 세스코맨님을 뵈러 찾아왔는데
갑자기 제 신세가 너무 처량하게 느껴져서 인생 선배로써 세스코맨 님의 조언이 조금 필요할 것 같아서요. 안 바쁘실리 없으시겠지만 좀 들어봐주세요. 아, 어느덧 고3이 된지도 한참되어 수능이 벌써 171일 남았네요.
그런데 학기초에는 그나마 좀 했던 공부.. 이제는 아예 손 놔버렸습니다.
안 나오는 과목은 죽어도 안 나오는게 성적이지만 또 잘 나오는건 틈틈이 1등이나 만점을 놓치지 않고 잘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그렇게 남들과 같은 삶을 살고, 성적 좀 좋다고해서 사회 나가서 1등하고 전부 다 잘 사는것도 아니고 결국 중하위권은 상위1%를 위해 밑바탕 깔아주는것 밖에 안되는데 제가 왜 이렇게 살아야 되나 싶어요. 학교에서는 자율은 커녕 강제를 넘어서서 공휴일,놀토에 일요일까지도 학교엘 나와서 늦게까지 강제자습을 시킵니다.심지어는 어제 그저께는 놀토인데 공무원시험이 있어서 교문앞에 경찰까지 대동해있는데도 저희는 학교에 나와서 자습을 했답니다.
제 일상은 언제나 챗바퀴 돌리는 듯이 살아가고 너무 무기력하고 제가 사람 같지가 않습니다. 물론 선생님들이 고3은 인간이 아니라고 말은 하지만요.. 집안에서는 크게 공부에 대한 압박을 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종종 대학입시며 후에 있을 취직이며 종종 신경을 씁니다.
저는 아예 공부따위 제가 만약 전국수석 이래도 계속 하기 싫고 때려치고 싶을 것 같고요, 제가 진짜 하고싶은 일을 글쓰는 일인데요..
김연아 스케이트 배우고 박태환 수영 배울때, 저는 어릴적부터 틈틈이 글쓰는 것만 해왔는데요 매번 상타오고 신문부에서 원고 달라고 요청들어오고 시화 전시회 출전하고 한대도 솔직히 현 교육정책상 정말 공부와 제가 천직이라고 결단내린 일을 병행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억장무너집니다.
중학생때까지 잘 써오던 소설도 결국 고등학교 들어오면서 병행하는게 힘들어 펜을 잠시 놓았더니 또 그 사이에 실력이 팍 삭아들어서 지금에 와서 다시 시작하는 것도 너무 버거워서 아예 한 길로 못 간게 후회됩니다.
지금은 완전 무기력 상태로 그나마 공부했던 과목도 책 다 한켠에 박아두고 하루종일 보지도 않습니다. 수업도 귀에 안 들어오는건 당연지사지요.
어떻게 해야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죽을려니 여태 살았던게 너무 억울하고 아까워서 죽지도 못 하겠고, 공부아니면 자습시간에 독서도 못 하게 만드는 교육정책. 클래식 음악이래도 못 듣게하는 학교. 재능있는 아이들 다 말살시키는 대한민국.. 이거 어쩌면 될련지 전 주위에 다방면에서 두각을 보이는 친구들 보면 정말 통곡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이네요. 이제 제가 과연 꼭 대학을 가야만 하는가..대답 좀 해주세요. 전 정말 할 수만 있다면 모든거 다 때려치우고 글만 쓰고 그와 연관된 연구나 체험만 하고 살고싶은 사람이예요. 정말 이런걸 느낄 수 있는 사람이 극소수 라는걸 알았지만 저는 이미 글쓰는게 천직이라는걸 어릴적부터 알았거든요. 진짜 하루에 밥까지 굶고 14시간을 앉아만 있어도 배고픈줄 모르고 힘든줄 모르고 글만 쓰면서 행복해 했는데..이런게 천직 아닌가요?